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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게임'만' 한다.. 본문

잡담

아이들이 게임'만' 한다..

RGM-79 2019. 4. 7. 21:19

아이들이 게임만 하려고 한다. 책을 안읽는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묻길래, '너님부터 책을 잡으세요'라고 했다. 그때마다 '이젠 책이 안들어와서'라는 대답이 들어온다. 이젠 현역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것은 어른, 특히 부모다. 엄마는 소리만 빽빽지르는 드라마만 보고 있고, 아빠는 핸드폰만 들여다본다. 그런데 나더러 열심히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 아이들은 그렇게 좋은 건데 왜 안하지?'란 의문을 갖는다. 그걸하면 왜 좋은 건지 알 수 없는데, 그나마 흥미가 있는 분야라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억지로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까지는 밥주는 사람이 왕이므로 반항하는 태도를 보여도 전적으로 거스를 수 없다. 그로인해 쌓이는 앙금은, 스트레스는 본인도 모르게 축적된다. 갑자기 이상해졌다고 놀라는 부모들은 평소의 신호를 놓친 것이다.


물론 한국의 어른들에게 책을 읽을 여유는 적은 것이 사실이다. 사회는 어떻게든 '뽕'을 뽑으려고 안달이다. 산술적인 시간이 남아도 그건 방전에서 회복하기 위한 절대적인 안정의 시간이다.(사실은 그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게 이 나라의 정상이다만) 계량적으로 접근하면 답이 나오겠지만 사람의 몸과 마음은 그렇게 기계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은 그걸 알면서 정작 애들은 그걸 제어할 능력이 안된다는 건 모른다. 정말 어린 시절을 잊어버린 듯.


어떤 부모는 또 열심히 공부'만' 해야하는데 그놈의 게임만 한다고 난리다. 게임중독이란 단어도 있다. 그놈의 담배도 뛰어넘어 게임이 마약과 동급의 중독매체로 등극할 기세다. 그런 주장을 하는 국회의원의 득표수는 올라가고, 또 그런 주장을 하면 지고의 전문가가 된다.


그런데 게임을 왜 할까? 


정말 위험한 중독자도 있을 것이다. 아니 인류가 70억이 넘는데 그런 사람이 왜 없겠어. 그런데 만국의 모든 게이머가 게슴츠레한 눈에 서 광선이 나온다고 착각하고 헬렐레 벨렐레하는 건 아니잖아? 하다못해 한국사람들이 잘 먹는 거 먹으면 죽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도 있다. 대한민국 안에도 안먹는 게 아니라 먹을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별별 사람들이 사는데 왜 없겠나.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것은 머리를 비우는 것이다.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해야 겨우 풀리는 그 무언가를 제공하는 원천이 문제다. 그런데 그 문제의 근본 원인제공자는 게임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부모다. 사람은 무의미하게 보이는 시간이 많다는 건 앞에서 말했다. 잠도 무려 1/3이나 자야하고, 그 밖에도 멍하니 잇는 시간도 많다. 먹어야 하고 방출해야하고, 또 쉬어야 하고. 효율성이라는 단어에 씌여서 보면 그렇게 낭비도 없다. 뭐 인간이 뇌 능력의 5%만 사용한다는 괴담에 이르면 인간 자체가 비효율 그자체다. 그런데 그 비효율이 인간의 효율적인 활동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 하루종일 버둥거리지만 그 능력이 100% 필요할 때는 극히 일부다. 그 때만 전력질주하면 되는 것이다.


본인들도 인지하는지 모르지만 상당수의 부모들이 요구하는 것은 늘 100% 유지다. 자긴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은 그거다. 옆집 애가 초4인데 중1 교과서를 보면 부러워하고(그런 일이 전혀 없을 것같지? 강남 이야기가 아니라 경기도 외곽 군청소재지에서 본 일이다) 아는 과학을 좋아하는데 엄마는 다른 걸 하길 바라고, 그걸 따라가지 못하면 무능력자라 낙인찍고(초저학년), 아이들의 일정이 동갑내기 아역배우들만큼이나 빡빡한 걸 자랑하는 세상이다. 강남만의 이야기냐고? 아니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차라리 강남이 낫다. 그래도 거긴 투자하니까, 문제는 투자 없이 닦달로 효과를 보려는 이가 더 많다는 것이다. 


어느 지역의 경우 강남과 맞먹는다고들 자부하는데 투자는 극히 적게하기로 명성을 떨친다. 거기 애들이 특별히 강화인간급 스펙이냐면 그렇지는 않다. 강한 압박이 성적을 낳는다. 물론 자살률도 높다. 게임하다 왜 강남 이야기가 나오냐고? 결국은 나날이, 매 순간 순간 쌓여가는 스트레스의 이야기다. 그걸 자기 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아이들이 어떻게 그 상황에서 잘 제어하라고 하는거냐? 당신은 가능해? 가능해도 애들도 다 되는거야?


앞의 책 이야기와 같은데, 자기도 못하는 거, 못했던 거, 앞으로도 못할 거면서 아이들에게만 강요하고선 사랑이라 부르는 것이다. 나는 가능했다고? 미안하지만 지금의 대학생들은 당신들이 고등학교 때 배웠던 걸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1학년 언저리에 배웠다. 지금의 초,중,고는 더할 것이고, 수학과 영어만 놓고봐도 세대가 지날 수록 더 어렵다. 사람은 검퓨터 CPU처럼 세대를 달리해 진화하는 것이 아닌데, 공부의 양과 난이도만 올라간 것이다. 그리고 수업 양의 압박도 예전과는 전혀 다르다. 당신들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해지고 가로등 번쩍일 때까지 밖에서 놀 수 있었지만, 아이들은 그 시간에 갇혀있는다. 예전같으면 이불깔고 잘 시간에 학원 버스에 오른다. 쌓이지 않으면 그게 사람인가?


과거야 경제발전 중이었고, 하려고 하면 다 얻을 수 있는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참고 견딜 이유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러하지 못한 상황이다. 좋은 대학 나와도 취직하기 어렵고, 겨우 들어가도 언제 나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은 것이다. 나무 인형이 아닌 이상 그걸 보고도 아무 생각이 없을 리가.


지금의 20대가 과거 40~50대의 20대보다는 더 많은 노력을 한다. 그래도 안된다. 적어도 게임은 노력한 만큼(돈을 들여야하는 것도 있지만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도 능력이다) 결과는 나온다. 그냥 게임에 죄를 떠넘기면 나는 고결한 부모의 영혼이 된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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