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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대대
더위를 타는 것은 추위를 타는 것보다 더 불리하다. 겨울에는 미친듯이 틀어대는 히터, 여름에는 내가 추우니 끄라는 사람들의 노성. 이래저래 꼬이면 모두 찜통에 들어가는 것이지. 한 번은 여름에 포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한 명이 에어컨에 대해 항의하자 그 다음부터는 모두 땀을 흘리며 목적지까지 간 적이 있다. 추우면 껴입을 수 있지만 더우면 벗는 것도 한계다.
오늘 새 원고의 구성안을 보냈다. 사실 한 달 가까이 아무 것도 안하고 있었는데, 오늘 몇 시간만에 만들었다. 한 달 동안 아무 생각도 안나고 멍하니 보냈는데 결국은 돈이다. 돈이 머리를 돌게 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윤활유인 것이다. 그동안 정말 녹슬고 엇나간 것처럼 전혀 돌지 않았으니 말이다. 새 원고를 위한 자료를 구하다보니 수입은 박살났는데 돈이 매우 필요하달까. 지난 번에 맡긴 것으로도 모자라 한 두어번은 더 화일을 만들어야 하고, 또 새 책도 필요하다. 빨리 계약을 해서 계약금을 받는 방법 밖에 없다. 이건 또 어케 될라나. 예전에 어린이용 책도 두어 번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도 이야기가 진척되면 매우 좋겠다만. 사놓고 보지 않았던 자료를 이제야 보는데 1년 가까이 집중력이 박살난 상태라 ..
앞에 부카니스탄의 발사체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잤다가 일어나니, 본인들이 미사일이었다고 자인하는 일이 벌어져 있었다. 일단 청와대와 백악관, 크렘린은 매우 신중하게 반응했다. 억지로 의미를 축소하자니 발사주체가 다 떠벌렸고, 화를 내자니 여기까지 왔는데 우자노~스런 상황이다. 일단 부카니스탄을 싸잡아 비판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어떤 이는 북이 트럼프의 간을 본다는 분석을 하긴 했는데 부분 동의한다. 어디까지 지를 수 있는가 교묘히 셈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평양에서 목 위에 얹은 것이 두부용기가 아니었다면 실토하진 말았어야 했다. 저 위의 성직자 양반들은 제딴에는 대를 이어 교묘한 외교를 한다고 자뻑하고 있겠지만 이 거래는 물건너 간다. 북한의 사람들은 살아도 술탄의 궁전은 도려내어질 판이다. 차라리 한, ..
1.생각보다는 당사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지난 정권 같으면, 또 비전략적 방치를 한다는 그 행정부같으면 난리를 쳤겠지만 대응은 차분하다. 또 미사일이 없으면 장사를 못해먹는다고 안달이 난 유사국가도 이걸 써먹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일단은 선을 넘지 않았다. 안쏘겠다고 약속한 것은 쏘지 않았다. 일부러 다른나라와 충돌하지 않을 곳에서 쐈다. 부카니스탄은 최소한 판을 엎지 않겠다는 성의는 보였다. 특히 미국의 반응이 차분한 것은 이 부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백악관의 반응은 "아~ 저 띱때, 승질못참았구나 자꾸 보채는 거 보이 기저귀는 갈아줘야겠군" 정도? 2. 듕궉은 모르겠고,(거긴 미국과의 무역문제로도 바쁘다) 다만 로씨야의 반응이 기대된다. 그냥 피식 웃고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나랑..
원고를 수정하고 도판을 만지작거리는 일이 1차는 끝났다. 종이에 적은 것은 소포로 보내고 도판은 메일로. 아침에 일어나니 무사히 도착했다는 우체국 문자가 온다. 아주 편리한 세상이다. 다음 글은 정해졌은 쉬이 나가지 않는다. 작년 후반부터 동력은 사라지고, 한 두 번 크게 망가진 후유증이라 최소한의 자동항행은 가능하지만, 출력을 풀가동하며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겉으로야 다 나은 것처럼 살아간다만, 내상은 정말 아물지 않는다. 아아팠던 것처럼 행동하긴 쉬워도 회복을 빨리할 능력은 없다. 뭐 70~80%까진 급속충전이 되지만 그 이후부턴 충전이 되지 읺는 망가진 전지마냥. 기본적으로 읽어야할 책은 얼추 읽었다지만 까먹은 것도 있고, 또 다시 읽을 때맏 눈에 들어오는 것이 다르고, 또 해석이 바뀐다. 한 ..
봄은 봄이로되 점점 이 변덕에 적응하지 못한다. 더웠다가 추웠다가 정신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니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여름을 맞는다. 춘천의 봄은 점점 따라기기 힘들다. 오늘도 나섰다가 열을 감당하지 못해 돌아왔다. 뭐, 열이 제멋대로 치솟고 있음도 중요한 원인이겠다. 나중에 이러다 우주복을 입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지진이 있었다. 아무리 옆 나라에 비해 지진의 피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하지만 지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20세기 후반은 지진 경험이 극히 적은 상태였다는 것. 한때 교과서에 홍성인가에서 일어난 지진이 대서특필로 자리한 적도 있었지. 기록들을 살펴보면 정말 지진이 뜸했던 시절이다. 대부분의 지진 경험은 춘천에서였는데 딱 한 번 춘천 밖에서 겪은 것이 경주. 불국사 아래 모 여관 로비에 앉아있는데 몸이 붕~하고 떠올랐다 떨어진 적이 있다. 정작 일본에 여러번 갔을 때는 다행인지 겪어보진 않았다. 오늘도 앉아 있는데 바닥이 물렁해진 느낌. 지난번 포항인가 경주를 덮친 지진 때보단 약했지만 그래도 경주에서 겪은 것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5년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젠 지겹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만주는 우리땅, 고구려는 어쩌구, 황제국~하는 이야기는 대체 몇십 갑자나 우려먹는 사골인가? 일제강점기는? 그때 놈들의 손자놈들이 총리하고 장관하는 세월이다. 이미 죽고 죽어 북쪽 신정국가는 3대 술탄이 들어섰는데 죽은 지 수십년 된 초대 술탄 욕은 왜하나? 세월호 문제가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이야기되어야 한다면 21세기에 일어난 국가에 의한 기민棄民사건이라 그렇다. 솔직히 이 사건이 이승만 때나 박정희 초반에 일어났다면(사실 그땐 직접 죽여주셨지! 특히 국부局部 리박사 때 말여..)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국가에 메뉴얼이라는 것이 없던 시절이고, 죽은 사람 아깝다지만 구하러 갈 사람도 없고, 능력도 없다. 구하려 갔다가 희생자가 곱..
물건 리뷰를 하거나 남의 리뷰를 보다가 늘 빡치는 대목이 정해져 있다. 노트북 리뷰보다가 그런 거엔 좀 달관했다고 자신했는데 종목을 캠핑카로 바꾸니 그 빡침이 새로워지더라. 최근에 본 것 중에서 가장 신박한 것을 들자면, 어느 캠핑카 리뷰에 올라온 거다. 기본 차랑 가격만 3,100만원 짜리인데 '2900만원이면 구입을 고려해보겠다'는 댓글이었다. 이 저능아 色姬는 뭐지?. 정말 간만에 웃었다. 3천만원 짜리 기본 차체를 가공해서 캠핑카를 만드는데 아주 싼 것은 4천대, 좀 팍팍 쓰면 6천대를 넘는 가격이 나온다. 거기 다는 에어컨은 천장에 다는 고급형은 200, 캠핑카 전용 유리는 비싸게는 50, 봉고나 포터, 스타렉스같은 차에 FRP로 캠퍼부분을 만들어 얹는 c클래스 캠핑카가 아니라 밴 차체를 그대로..
아이들이 게임만 하려고 한다. 책을 안읽는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묻길래, '너님부터 책을 잡으세요'라고 했다. 그때마다 '이젠 책이 안들어와서'라는 대답이 들어온다. 이젠 현역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것은 어른, 특히 부모다. 엄마는 소리만 빽빽지르는 드라마만 보고 있고, 아빠는 핸드폰만 들여다본다. 그런데 나더러 열심히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 아이들은 그렇게 좋은 건데 왜 안하지?'란 의문을 갖는다. 그걸하면 왜 좋은 건지 알 수 없는데, 그나마 흥미가 있는 분야라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억지로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까지는 밥주는 사람이 왕이므로 반항하는 태도를 보여도 전적으로 거스를 수 없다. 그로인해 쌓이는 앙금은, 스트레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