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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대대
봄은 봄이로되 점점 이 변덕에 적응하지 못한다. 더웠다가 추웠다가 정신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니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여름을 맞는다. 춘천의 봄은 점점 따라기기 힘들다. 오늘도 나섰다가 열을 감당하지 못해 돌아왔다. 뭐, 열이 제멋대로 치솟고 있음도 중요한 원인이겠다. 나중에 이러다 우주복을 입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지진이 있었다. 아무리 옆 나라에 비해 지진의 피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하지만 지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20세기 후반은 지진 경험이 극히 적은 상태였다는 것. 한때 교과서에 홍성인가에서 일어난 지진이 대서특필로 자리한 적도 있었지. 기록들을 살펴보면 정말 지진이 뜸했던 시절이다. 대부분의 지진 경험은 춘천에서였는데 딱 한 번 춘천 밖에서 겪은 것이 경주. 불국사 아래 모 여관 로비에 앉아있는데 몸이 붕~하고 떠올랐다 떨어진 적이 있다. 정작 일본에 여러번 갔을 때는 다행인지 겪어보진 않았다. 오늘도 앉아 있는데 바닥이 물렁해진 느낌. 지난번 포항인가 경주를 덮친 지진 때보단 약했지만 그래도 경주에서 겪은 것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5년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젠 지겹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만주는 우리땅, 고구려는 어쩌구, 황제국~하는 이야기는 대체 몇십 갑자나 우려먹는 사골인가? 일제강점기는? 그때 놈들의 손자놈들이 총리하고 장관하는 세월이다. 이미 죽고 죽어 북쪽 신정국가는 3대 술탄이 들어섰는데 죽은 지 수십년 된 초대 술탄 욕은 왜하나? 세월호 문제가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이야기되어야 한다면 21세기에 일어난 국가에 의한 기민棄民사건이라 그렇다. 솔직히 이 사건이 이승만 때나 박정희 초반에 일어났다면(사실 그땐 직접 죽여주셨지! 특히 국부局部 리박사 때 말여..)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국가에 메뉴얼이라는 것이 없던 시절이고, 죽은 사람 아깝다지만 구하러 갈 사람도 없고, 능력도 없다. 구하려 갔다가 희생자가 곱..
원고는 지난 주에 넘겼다. 원래 넣었다가 뺀 것이 여러 개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마지막까지 애를 먹인 게 세 꼭지였다. 그 중 두 개는 새로 파야할 수준이라 그러기로 했고, 하나는 순수하게 역량이 되지 않았다.(아까 다른 책을 보니 그거 매우 잘한 선택같다) 나올라면 한 5개월은 걸릴 것이라 하니 뭐 기다릴 수 밖에. 일단은 또 하나 구덩이를 파며 버티는 거고. 지온놈들은 병사가 없다지만 연방은 예산이 없다.(충남 : 뭐? 우리 동네에는 있는데, 그거) 올해 무려 3종 세트 낸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게 잘 될런지 모르겠다. 보통은 힘들겠지? 귀엽기론 사치코, 병약하기론 카렌, 정신상태는 프레데리카, 근로의욕은 안즈가 한 몸인 짐순이다. 그렇게 성실할리 없잖아. 일하면 지는 건뎁. 이런 저런 일로 오랜 ..